[국내] 동해 울진 투어후기 [05.18~19]
본문
날짜: 2009. 05월 18일~19일
장소: 울진 킹스톤 리조트 앞 비치
강사: 김재신. ( ). 송수민 다이브마스터.
교육생: 박정분. 서정태. 서장호. 정진혜. 김명옥.
함께 하신 분들: 한민주 대표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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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닷속 세상을 그리워하기 시작한 것은 카가야의 그림을 보고 난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중력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몸짓, 물결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푸르른 물속으로 비쳐드는 빛줄기, 그림 속 세상은 천상의 모습 같았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중력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기에 그 자유로움이 더욱 간절히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오래도록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용기가 없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용기없던 내게 기회가 왔다.
강서구청에서 무료로 스킨스쿠버를 가르쳐 준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잖아도 배우고 싶었던 것이라 망설일 필요도 없이 등록했다. 물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아서인지 수심 5미터 잠수풀이 무섭지 않았다. 처음엔 이퀄라이징 하는 법을 잘 몰라서 귀에 통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몇 번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잠수풀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수신호였다. 세상에는 나를 표현하는 수많은 방법들이 있다. 언어는 물론 온갖 표정, 눈빛, 몸짓까지. 그런 온갖 표현들을 읽어내는 일이 때로는 귀찮고 피곤했는데 물속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몇 가지 수신호만 알면 된다니... 물론 몇 가지 안 되는 만큼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절대’ 잊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 부담은 된다.
함께 교육받던 분들과 오픈워터 자격증 과정을 신청했다. 함께 공부하고 시험보고 함께 투어를 신청했다.
투어가기 전날 우리의 담임이신 김재신 강사님께서 감기 때문에 못 간다고 하셨다. 갑자기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낯선 곳에서 엄마손 놓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심정이랄까? 처음부터 함께해 와서 우리의 미숙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분이기에 많이 의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18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간단히 준비를 하고 4시에 집을 나섰다. 택시를 못 잡을까봐 일찍 나섰는데 금방 잡혔다. 메이필드 호텔 정문 앞에 도착하니 4시 22분. 다섯시에 출발인데 너무 일찍 도착했다. 그래도 혹시 누군가 와 있을까 싶어 두리번거리는데 전화가 왔다. 김재신 강사님 목소리 같았는데 다섯시까지 나오라고 했다. 벌써 와 있는데요. 했더니 다섯시까지 온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끊고 나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못 간다고 하셨는데 다섯시까지 오신다고? 그럼 딴 분이신가보다...
한참 후 서정태 님 도착. 오자마자 맥주 한캔 시원하게 들이키시고, 다섯 시가 다 되어갈 무렵 우리팀 막내 진혜(남자임^^) 도착. 다섯시가 살짝 넘어섰을 때 차가 왔는데 김재신 강사님이 운전을 하고 계셨다. 우리가 불안해서 오셨다는 말씀에 가슴 한편에 남아있던 두려움이 가시고 용기가 샘솟았는데 한편으론 감사와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차 안에는 어드밴스드 과정을 위해 안산에서 오신 박정분 님과 경찰관이신 서장호 님이(맞나?) 타 계셨는데 두 분, 왠지 꾼의 냄새가 나서 살짝 쫄았다. 우리를 도와주실 송수민 다이브 마스터 님도 계셨는데 눈빛이 완전 레이저였다. 짐을 싣고 바로 출발.
울진은 처음이라는 강사님. 네이버 지식인에서 검색한 길을 따라 영주에서 불영계곡을 지나 울진으로 가는 길을 택하셨는데 한번도 멀미한 적 없었다는 박정분 님 도중에 멀미를 시작하셔서 가는 내내 고생을 하셨다. 과묵하신 서장호님은 몇 번의 이미지 변신을 하셨는데 처음에 고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와 같은 오픈워터 과정중이셨고 바다도 처음이라고 하셨다. 바다에 대한 두려움에 나약한 모습을 보이시며 한번 변신. 한참 후 경찰관이라는 것을 알고 또 놀랐다. 경찰들은 모두 용감한 줄 알았는데...또 한번 변신. 그 후로는 겁많은 경찰관으로 이미지 고정.^^
돌아가며 배탈에 멀미에 시달리며 어렵사리 열한시 반쯤? 울진 킹스톤 리조트 도착. 며칠 전 내려와 계셨던 한민주 대표님을 비롯한 몇 분이 맞아 주셨다. 박정분님은 강사님들 보면서 외모보고 강사 뽑느냐고 하시면서 감탄사를 연발하셨다. 그럴만하다. 다들 매력이 넘치는 출중한 외모와 몸매, 이글이글한 눈빛까지 겸비하셨으니, 게다가 성격도 다들 좋으시고...대표님은 사람 볼 때 눈빛을 먼저 본다고 하셨는데 역시 사람 보는 안목이 있으신 것 같았다.
잠시 휴식 후 김재신 강사님의 사전 브리핑 후, 장비를 착용하고 리조트 앞 바다로 출발. 우리나라 같지 않은 예쁜 바다색. 날씨는 좋았지만 바닷가라 햇살이 뜨거웠다. 게다가 처음 입어보는 슈트와 장비들 때문에 무척 더웠다. 빨리 바다로 뛰어 들고 싶었다. 서정태님과 서장호님. 나와 진혜가 버디가 되었다.
드디어 바다로 첫 입수. 입가로 스며든 짠 소금물에 살짝 당황. 파도 때문에 몸이 말을 잘 안 들어서 또 당황.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차피 모두 제 몸 가누기 바빠서 관심가지는 사람도 없었고 알아채는 사람도 없는 듯했다. 모두 침착하게 입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을 풀고 입수. 바닷속은 시원했고 미역들이 물결을 따라 일렁이고 있었다. 시장에서 파는 미역들은 모두 색깔이 거무튀튀했는데 물속에서는 아름다운 초록색이었다. 물 밖에서처럼 중심을 잡고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더니 너무 힘이 들어, 몸의 힘을 살짝 빼고 미역처럼 물결에 몸을 맡겼더니 조금 덜 힘들었다. 강사님이 한사람씩 차례대로 손을 잡고 멀~리 바닷속 탐험을 시켜주시는 동안 진혜가 작은 소라게를 발견했다. 어찌나 귀엽던지 레귤레이터를 문채 말을 할 뻔 했다. 잠시 후 내가 바닷속 탐험을 할 차례. 강사님 손에 이끌려 가는데 마스크에 자꾸 습기가 찼다. 헤엄치면서 한손으로 마스크 물도 빼고...속으로 완전 프로네 하며 뿌듯해했다. ㅎ 불가사리와 해삼, 성게, 소라 등을 구경하는 사이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출수.
바다에서 나오니 장비의 무게 때문에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기다리고 계시던 ( )강사님께서(죄송ㅠㅠ 성함을 몰라서..) 웨이트 벨트와 장비들을 받아주셔서 몸만 간신히 일으켜서 나왔다. 그러나 빈 몸을 일으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인어공주는 몸의 무게만으로 힘겨운 세상에서 어떻게 살려고 나왔던 것일까? 아무리 사랑이 좋아도 그렇지 미치지 않고서야....
몸을 녹이려고 샤워를 했는데 여자 샤워실에 온수가 안 나왔다. 할 수 없이 햇빛에 몸을 녹이고 따뜻한 라면 국물로 언속도 녹인 후 두 번째 입수.
물속이 얼마나 추운지 알기에 두 번째 입수에서는 추위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다. 우려했던 대로 들어가자 마자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 첫 번째 과제 지친 다이버 끌기. 끌려가는 것도 힘들고 끌고 가는 것은 더 힘들었다. 소금물 벌컥벌컥 몇 모금 마시고 완료지점에 도착하니 숨이 차서 레귤레이터를 물 수 없었다. 모두 입수하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가려다 다시 나와서 호흡을 진정시키고 마지막으로 입수. 방파제 사이에 사는 생물들을 관찰하면서 조금씩 오른쪽으로 이동. 남은 과제를 하기 위해서 모였는데 물결이 처음보다 거셌다. 모두 바위를 하나씩 잡고 남은 과제들을 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등의 지퍼가 내려갔다. 지퍼를 채우고 마무리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당황해서 지퍼를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지퍼 손잡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송수민 다이버 마스터 님께 부탁해서 지퍼를 올려달라고 했다. 두 번을 올렸는데도 지퍼는 다시 내려가고 있고... 앞에서는 김재신 강사님께서 수신호를 하셨는데 내려가고 있는 지퍼에 신경이 쓰여 하나도 이해가 안됐다. 계속 어리버리 하자 강사님께서 직접 다리의 경련풀기를 보여주셨다. CESA 와 레귤레이터 교환 등의 과제를 간신히 마치고 출수.
이번에는 남자 샤워실의 따뜻한 물로 언 몸을 녹이고 잠시 휴식 후 지퍼가 내려가지 않는 슈트로 바꿔 입고 세 번째 입수. 춥다고 엄살을 떨었더니 박정분 님께서 슈트 안에 입는 조끼를 입혀 주셨는데 덕분에 좀 덜 추웠다. 레귤레이터 되찾기를 하고 방파제를 따라 수중 생물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다시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질 즈음 출수.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몸살 날 듯 힘들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방에 들어와 누우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잠시 휴식 후 첫 로그북 작성. 지금까지의 다이빙 시간 0에서 조금씩 더해지는 시간들을 보자 물속에서 추웠던 기억이 한순간에 잊혀질 만큼 뿌듯했다.
야간 다이빙을 마치신 박정분님이 돌아오신 후 텃밭에서 뜯은 상추와 한민주 대표님께서 직접 구워주시는 삼겹살로 푸짐한 저녁식사를 했다. 술을 좋아하시는 서정태님은 술을 못드신다는 대표님께 자꾸만 술을 권하셨는데 처음엔 못드신다며 완강히 거절하시던 대표님, 한잔 두잔 받아 드시더니 나중엔 미리 잔을 드셨는데...서정태님의 귓속말, 꾼은 꾼을 알아본다나? ㅎㅎ 리조트를 쾌적하고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대표님의 세심한 계획들을 들으며 감탄하기도 하고 즐거운 얘기들과 웃음, 술잔들이 오가는 동안 밤은 깊어 갔다. 아쉽지만 내일의 다이빙을 위해 각자의 방으로 해산.
잠들기 전에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해뜨는 것도 보고 자전거 타고 성류굴도 가봐야지 다짐했는데 일어나니 해는 중천에 떠 있고 화장실 다녀온 사이 자전거 두 대가 사라졌다. 누가 자전거 타고 나갔냐고 했더니 서정태님과 진혜가 성류굴로 갔단다. 강사님께 지름길을 물어 성류굴로 출발. 가다가 지나가는 차를 붙잡고 성류굴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물었더니 12킬로 정도 남았단다.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길이 계속 오르막이었다. 모퉁이 돌면 내리막이겠지 했는데 아무리 모퉁이를 돌아도 오르막만 이어졌다. 계속 가다가는 지쳐서 다이빙도 못할 것 같아서 포기하고 돌아 왔다. 와 보니 서정태님이랑 진혜가 와 있었다.두 사람은 성류굴이 아니라 방파제에 있다가 왔단다.
박정분님께서 끓이신 맛있는 김치찌개와 국으로 아침식사를 마쳤다. 감기가 심해지신 김재신 강사님은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오셨다. 그래서 송수민 다이브 마스터님과 ( )강사님이 우리와 함께 입수하기로 하셨다. 이번에는 보트 다이빙이었다. 장비를 세팅해서 보트에 싣고 방파제 앞쪽의 바다로 나갔다. 보트에서 뛰어내리느라 가쁜 숨을 진정시키고 입수 시작. 깊었다. 내려가면서 몇 번씩 이퀄라이징을 했다. 내려가는 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시야가 너무 안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닿고 나니 시야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물 온도가 어제와는 비교도 안 되게 찼다. 마치 냉동고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 중성부력을 연습하는데 물이 깊어서인지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몸이 자꾸 바닥에 달라붙었다. BCD에 공기를 살짝 주입했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 버디와 손을 잡고 돌아다니는 동안 먼지만한 치어들과 손바닥보다 더 큰 해삼. 도다리 등을 봤다.
드디어 상승할 시간. 서정태님과 박정분님 팀이 우리보다 먼저 상승을 시작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상승을 시작했다. 그러나 수면에 도착한 것은 우리가 먼저였다. 서정태님 팀은 안전정지 중에 갑자기 하강하면서 바닥으로 내려가게 되었다고 했다. 그 와중에 두 분은 코피가 터지셨고 강사님도 몸이 힘드신 기색이었다. 알고 보면 정말 사소한 것이 원인이었는데 그런 사소한 것들도 바다에서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대표님께서 포인트가 좋지 않았다고 한 탱크 더 할 거냐고 물어보셨는데 나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맞지 않는 슈트 때문에 물이 드나들어 너무 추웠다.
리조트에서 로그북을 작성하고 점심을 먹고 서울로 출발. 어제와는 다른 길로 바닷가를 따라 올라갔다. 옥계휴게소를 지나 오대산 계곡에서 사진도 찍고 대표님께서 사주신 닭백숙도 먹고 다시 출발.
시흥에 사시는 박정분님의 ‘하얀집’에 들러 시원한 매실음료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음료수를 대접받고 다시 출발.
한참 후 창밖을 보니 신월동. 신월동이 강동구예요? 물었더니 김재신 강사님이랑 송수민 마스터님. 신월동이 강서구지 무슨 강동구냐며 마구 야유를 하셨다. 그때 나의 버디 진혜가 양천구 아니냐며 한마디 아는 체. 그때서야 양천구 신월동이라는 것이 기억났고 이때다 싶어서 반박했는데도 불구하고 내릴 때까지 계속 강동구가 말이 되냐며 야유를 보내신 점, 길이길이 기억하겠습니다.
이틀 동안 저희와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 께 감사드리며, 계속 좋은 인연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김재신 강사님 감기때문에 힘드신 중에도 저희를 버리지 않고 책임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기 빨리 나으시길 바래요. 서정태님과 박정분님도 컨디션 회복되시고, 대표님도 불편하신 어깨 나으시길...
댓글목록 15
perfumer23님의 댓글
perfumer23님의 댓글
perfumer23님의 댓글
yryryt님의 댓글
수영장 자주 놀러오셔서 앞으로도 멋진 다이버가 되시길 바랄께요^^
yryryt님의 댓글
수영장 자주 놀러오셔서 앞으로도 멋진 다이버가 되시길 바랄께요^^
yryryt님의 댓글
수영장 자주 놀러오셔서 앞으로도 멋진 다이버가 되시길 바랄께요^^
hipol112님의 댓글
담엔 능숙한 다이버가 될게요 홧~팅^^
hipol112님의 댓글
담엔 능숙한 다이버가 될게요 홧~팅^^
hipol112님의 댓글
담엔 능숙한 다이버가 될게요 홧~팅^^
6863jh님의 댓글
빨리 다음단계 따고싶네요 ㅎㅎ
6863jh님의 댓글
빨리 다음단계 따고싶네요 ㅎㅎ
6863jh님의 댓글
빨리 다음단계 따고싶네요 ㅎㅎ
ahskflwk58님의 댓글
ahskflwk58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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